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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용천 열차폭발]北 에너지 사정…원유 대부분 中서 수입

입력 | 2004-04-23 18:54:00


미국 정부는 몇 년 전 밤에 한반도를 찍은 위성사진 1장을 공개한 일이 있다. 남쪽은 환한 불빛이 가득했지만, 북쪽은 평양 인근에만 희미한 불빛이 표시된 이 사진은 남북한의 극심한 에너지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23일 에너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남북한 1인당 에너지 소비는 각각 4.28toe(석탄 등의 에너지를 석유로 환산할 경우의 t)와 0.7toe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KOTRA도 최근 “북한의 원유 석유제품 등 광물 에너지의 수입규모는 2002년 2억3600만달러로 1990년대 초와 비교할 때 5분의 1로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의 에너지 수급체계는 절대 규모가 적다는 점 이외에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8%(2002년 기준)에 그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량 수입해야 하는 석유보다는 자체 조달이 가능한 석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발생한 평북 용천역 폭발사고는 유류저장 철도차량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했다. 북한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유류’는 사고 장소가 국경도시인 신의주에서 평양 방향으로 15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수입했거나, 신의주 부근의 정유공장에서 생산한 것을 수송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소량이나마 도입하는 원유의 도입선은 단연 중국이다. 에너지경제연구소 정우진(丁宇鎭) 연구위원은 23일 “그동안 중국이 시장가격의 50%인 사회주의식 ‘우호 가격’을 북한에 적용해 원유를 공급했고, 대금 지불 방식도 현금이 아닌 구상무역(바터) 형태를 인정했다”며 “최근에는 외상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0년 이후 4년간 디젤유 7만9000t을 무상으로 북한으로 제공한 것이 공식 확인됐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