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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약발’ 더 잘듣게…약도 ‘리모델링’

입력 | 2004-04-25 17:24:00


“약도 알고 복용하면 효능이 커진다.”

최근 제약사들이 기존의 약에다 성분을 추가시켜 효능을 최대로 높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일반의약품인 종합감기약이 목감기 코감기 등 증세별 효능을 높인 제품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최경업 부장은 “부동산시장에서 재건축 규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리모델링 붐이 일듯 제약시장도 신약을 개발하기보다는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특정 환자를 위한 맞춤형 제품이나 환자의 편의나 안전을 높인 제품이 진통제 소화제 비타민 등 대중적인 약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통제 리모델링=해열 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은 여러 제약사가 내놓고 있다.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와 바이엘 코리아의 ‘아스피린 프로텍트’ 등은 심근경색 뇌중풍 등 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리모델링한 제품.

이 제품들은 아스피린의 부작용인 위장장애를 막기 위해 장에서 녹도록 만들어졌다. 조심해야 될 점은 물과 함께 통째로 복용해야 하며 씹거나 부수어 복용하면 효과가 없다는 것.

‘아스피린 다이렉트’는 물 없이 씹어 먹는 알약으로 복용의 편의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타이레놀도 다양하게 리모델링되고 있다. 종합감기약인 ‘타이레놀 콜드’, 약효가 두 시간 더 지속되는 ‘타이레놀 이알’에 이어 최근엔 나온 ‘우먼스 타이레놀’은 생리통에 초점을 맞춘 제품. 생리시 나타나는 통증과 부종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성분에 이뇨제를 추가했다.



종근당의 ‘펜잘 에스’는 펜잘에 카페인 성분을 추가했다. 카페인은 기존 진통제 효과를 40% 이상 높여 심한 두통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진통제도 남용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특히 두통으로 진통제를 1주일에 3∼5번 복용하면 오히려 이 때문에 두통을 부를 수가 있다. 두통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므로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원인부터 알아야 된다.

▽업데이트 영양제=시중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영양제는 대부분 비타민 B군, C 및 E가 주성분이었다.

최근엔 웰빙 바람과 식생활의 변화로 기능성을 추가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1970년에 선보인 비타민의 대명사 ‘아로나민 골드’에 비타민E, 엽산 등을 추가한 ‘아로나민 이에프’는 혈액순환 개선을 필요로 하는 40, 50대 여성을 타깃으로 새로 나왔다.

반면 비타민C와 철분 셀레늄 등을 보강한 ‘아로나민 씨플러스’는 젊은 여성을 겨냥한 것으로 피부미용과 빈혈예방용이다.

한미약품도 스트레스 피로 등에 효과가 있는 감마오리자놀 성분의 ‘토리잘’에 이어 노화방지와 혈액순환 개선성분인 천연 토코페롤을 첨가한 ‘토리잘 골드’를 출시했다.

▽기타=대웅제약의 유명한 소화제 베아제도 변신했다. 대부분의 소화제는 장에서만 소화되지만 최근엔 위에서 한번 장에서 한번, 두 번 소화시키는 ‘닥터 베아제’가 출시됐다.

중외제약에서도 위에서 더부룩한 가스를 제거하는 효과를 높인 ‘셀파제’를 지난해 내놓았다.

보령제약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진해거담제 ‘용각산’을 업그레이드한 ‘용각산 쿨’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과는 달리 알갱이 소리가 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용각산 쿨은 진해제 성분을 보강해 기침이 심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