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음주 전에 우유를 마시면 위벽이 보호되나요?
A: 가끔 응급실에서 피를 토했다며 찾아오는 남자 환자를 볼 수 있습니다. 응급 위내시경을 찍어 보면 위 점막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로 얼룩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급성 위 점막 병변’이라 하는데 과음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고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곤 합니다. 음주 뒤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을 막으려고 술을 마시기 전에 우유나 짜먹는 제산제를 미리 먹는 방법도 이 중 하나죠. 그러나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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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는 약알칼리성으로 위산을 희석하거나 중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속 쓰림 증세가 좋아질 수는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되레 위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적당한 양의 우유 섭취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위염 증세가 있다면 습관적으로 우유를 마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유처럼 음주 전에 먹는 제산제 역시 알코올성 위염의 예방법으로는 적절치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위 점막은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쉽게 손상됩니다. 과음을 피하는 게 가장 좋겠죠. 만약 술을 마셔야 한다면 미리 충분히 식사를 하고 나서 물처럼 자극이 적은 음료수를 술과 함께 드시는 게 좋습니다.
만약 알코올성 위염이라면 무조건 술을 끊어야 합니다. 맵거나 짠 자극성 음식을 피하고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최호순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