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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최철한, 이창호 또 깼다…송태곤과 잉창치배 4강에

입력 | 2004-04-25 17:51:00


최철한 8단(사진)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올해 국수(國手) 천원(天元) 기성(棋聖) 등 국내 기전 3개 대회를 휩쓸어 국내 1인자에 오른 최 8단이 세계대회인 잉창치(應昌期)배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최 8단은 24일 열린 제5회 잉창치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을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는 최 8단에게 의미 있는 승리였다. 세계대회 4강에 오른 것도 처음이고 이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국수전 도전 5국 이후 5연승을 거두며 7승 6패로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이 9단에게 50% 이상의 승률을 올린 기사는 최 8단이 유일하다.

이날 대국의 인터넷 해설을 맡은 김만수 5단은 “최 8단이 초반 이 9단의 실착을 응징한 뒤 한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밀어붙여 완승을 거뒀다”고 평했다.

최 8단은 천원전 우승으로 국제대회 자동출전권을 딴 이래 CSK배에서 2승1패, 후지쓰배 2승, 잉창치배 3승 등 7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승준 8단은 “최 8단의 최근 바둑을 보면 물이 잔뜩 오른 느낌”이라며 “당분간 그의 기세를 꺾을 기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송태곤 6단도 일본의 왕밍완 9단을 백불계로 누르고 4강에 올랐으며 나머지 두 자리는 중국의 창하오 9단과 펑첸 5단이 차지했다.

김성룡 8단은 “최근 열린 후지쓰배 16강전과 이번 잉창치배 8강전의 결과를 살펴보면 이창혁-조훈현-유창혁으로 대표되던 한국 바둑계가 이젠 이창호-최철한-송태곤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1988년 시작된 잉창치배는 4년마다 한번씩 열리며 우승 상금 40만달러(약 5억원)의 초대형 기전. 1회 조훈현 9단, 2회 서봉수 9단, 3회 유창혁 9단, 4회 이창호 9단 등 한국기사가 연이어 우승했다.

이번에 최 8단과 송 6단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한국 선수가 5연패를 기록한다. 4강전은 최 8단과 펑 5단, 송 6단과 창 9단 간에 3번기로 치러지며 날짜는 미정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