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모인 왕년의 세계 챔피언들. 왼쪽부터 백인철(전 WBA 슈퍼미들급) 장정구(전 WBC 라이트플라이급) 유명우씨(전 WBA 주니어플라이급). 오른쪽은 현 WBC 페더급 챔피언인 지인진씨. -전영한기자
세계 챔피언을 지낸 왕년의 주먹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김미파이브 특설링. 전 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으로 이 체급 세계 최다방어기록(17회)을 갖고 있는 유명우씨(40), 전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으로 15차 방어에 성공했던 ‘짱구’ 장정구씨(41), 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백인철씨(43)…. 최근 WBC 페더급 챔피언이 된 지인진씨(31)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은 BJI프로모션이 주최하는 프로복싱 왕중왕전 식전행사로 치러진 팬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왕중왕전은 체급별로 매달 1회씩 토너먼트를 치른 뒤 올 12월 최종결승을 치른다.
“만나도 복싱 얘기는 잘 안합니다. 그저 잘살고 있는지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죠.”
경량급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유씨와 한때 통합타이틀전을 추진했던 장씨는 지금 서울에서 ‘장정구 복싱클럽’을 운영 중이다.
유씨는 현 세계챔피언인 지씨의 대원체육관 선배. 지씨가 프로에 데뷔한 91년 유씨는 세계챔피언이었다. 그는 서울에서 체육관을, 수원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백씨는 “서울에 최근 인테리어 사무실을 차렸다”며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도장을 차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복싱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왔다”며 “후배 선수들에게 박수 좀 많이 쳐 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