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기 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집행위원장이 6·25전쟁 중 학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의 유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산=연합
6·25전쟁 중 학살당한 민간인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전국유족회(집행위원장 조현기)’는 “24일부터 이틀 동안 경남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산태골’에서 유골 발굴 작업을 벌여 40여구로 추정되는 두개골과 팔, 다리 뼈 등 수백점을 수습했다”고 25일 밝혔다.
유족회는 일주일 정도 더 수습작업을 벌인 뒤 마산시가 마련한 여양리 합장묘에 안치할 예정이다.
유족회는 “주민 증언을 종합하면 이곳에서 발굴된 유골은 6·25전쟁 당시 진주형무소에 수감됐던 보도연맹 관련 민간인들이며 이곳에서 총살당한 사람은 2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연맹은 정부가 1949년 좌익 전력이 있는 사람들의 교화와 전향을 목적으로 만든 조직. 그러나 6·25전쟁이 터지자 후환을 없앤다며 가입자들을 재판 없이 대거 학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발굴작업은 2002년 9월 태풍 ‘루사’로 여양리 일대 야산의 토사가 씻기면서 유골 수십 점이 드러나자 유족회측이 수습과 묘지 설치를 요구해 1년7개월 만에 이뤄졌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