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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차폭발]피해 눈덩이…“사망자 1000명” 주장도

입력 | 2004-04-25 18:30:00



용천역 대폭발 사고의 참상과 북한의 힘겨운 사태수습 노력은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국경도시 단둥(丹東)에도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상자 가 북한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소문은 여전히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피해 늘어날 것=“친구 일가족 4명이 모두 죽었다. 역 주변의 집들이 모두 무너졌고 군인들이 구조 활동을 펴고 있지만 장비 부족으로 매몰된 사람을 제때 구해내지 못하고 있다.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한의사까지 동원하고 있다.”
용천에 친척이 있다는 한 북한 거주 중국 화교는 현지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현지 얘기로는 북한 당국도 아직 정확히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공식 발표보다는 사상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로 붕괴된 소학교(초등학교)의 학생만 1500명이 넘는 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환영에 동원된 학생, 500여명으로 알려진 역사 작업인부, 실종 및 중상자 등을 감안하면 전체 사망자가 1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철저한 현장 통제=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용천 북쪽 7∼8km 부근의 낙원부터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민간인들의 용천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사고현장 주변에서 군사건물 건축공사를 하던 군인들이 큰 피해를 봐서 군용 헬기 2대를 동원해 40km 떨어진 곽산비행장으로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초대형 사고의 원인이 된 질산암모늄은 용천 부근의 낙원기계공장에서 사용하는 원료”라면서 “이 공장 간부들이 사고와 관련해 전원 구속됐다”고 전했다.
한 단둥 주민은 “폭발사고로 25일 ‘조선인민군 창건기념일’ 행사가 취소됐다”면서 “행사에 필요한 과일과 선물용품을 주문했던 북한 고객들이 취소를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부상자, 중국 이송 않을 듯=중국 당국은 단둥 시내 제1, 2, 3병원과 230군병원 등에 부상자 치료를 위한 긴급 대비태세를 지시했지만 25일 현재 북측의 요청은 없는 상태다. 이들 병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반인 진료가 이뤄지고 있으며 의료진도 당직자 외에는 집에서 쉬고 있다.
하지만 제2병원 응급실 앞에는 ‘조선 환자가 이송될 경우 당국에 신속히 신고할 것’이라는 통지문이 붙어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내부 사정을 공개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북한의 속성을 감안할 때 부상자들을 중국으로 이송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 소식통은 “23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응급차 2대가 넘어갔으며 이 중 1대가 24일 오전 3시47분경 온몸에 붕대를 감은 환자 4명을 싣고 중국으로 넘어와 단둥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갔다”고 주장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단둥 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