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극빈층이 1981년 15억명에서 2001년에는 11억명으로 줄었다고 세계은행이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극빈층이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년 사이에 40%에서 21%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26일 세계은행에 따르면 극빈층 인구가 4억명 정도 줄어든 것은 동아시아가 빠른 속도로 빈곤에서 벗어났기 때문. 동아시아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었으나 큰 폭의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1인당 소득이 20년간 3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 지역의 극빈층 인구는 5억명 이상 줄었고 극빈층 인구 비중도 전체 인구의 58%에서 16%로 감소했다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동아시아에서도 극빈층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단연 중국. 중국은 20년 동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배로 증가하면서 극빈층이 6억명에서 2억명 정도로 4억명 가까이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극빈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64%에서 17%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이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시장경제와 경쟁시스템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남아시아의 극빈층 감소도 두드러졌다. 이 지역의 극빈층 인구는 1990∼2001년 3400만명이 줄어 2001년 현재 4억2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극빈층이 줄고 있지만 아프리카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빈곤층이 증가해 지역간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 사는 극빈층은 81년 1억6400만명에서 2001년 3억140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에서 46%로 상승했다. 세계은행은 2015년까지는 극빈층 비율을 현재 수준의 절반으로 줄이려는 ‘유엔 밀레니엄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등 극빈층이 많은 지역에 대한 국제원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