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요즘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가 꼭 그렇다. 막대한 투자를 해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았는데 성적은 영 시원치 않다. 기아 타이거즈와 뉴욕 양키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그 주인공들이다.
누가 그랬나? ‘돈이 모든 걸 말해 주진 않는다’고….
○준 드림팀 기아 타이거즈
이종범 김종국 장성호 마해영 홍세완 박재홍 심재학 김상훈….
시즌 전 전문가들이 ‘우승 0순위’로 꼽았던 기아의 선발 라인업은 화려하기만 하다. 1번부터 9번까지 빈틈이 없다. 하지만 올 시즌 8개 구단 가운데 팀타율이 꼴찌(0.255). 4년간 28억원에 영입한 마해영은 타율 0.219에 1홈런 12타점으로 기대 이하.
막강 마운드로 꼽힌 투수력에도 구멍이 났다. 베테랑 최상덕과 ‘영건’ 김진우가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진 게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팀평균자책 5.68로 역시 최하위.
투타가 최하위니 공동 5위(9승11패)의 성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올스타 8명 둔 뉴욕 양키스
26일 양키스타디움에 모인 5만여명의 팬들은 간판스타 데릭 지터가 타석에 설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뉴요커의 연인’이라는 지터였지만 올 시즌 타율 0.175로 부진하다. 이날도 4타수 무안타. 최근 25타석에서 안타 구경을 해 보질 못했다.
양키스는 이날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에 0-2로 완봉패해 홈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천하의 뉴욕 양키스가 홈 3연전을 ‘싹쓸이’ 당한 것은 199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양키스가 어떤 팀인가. 올해 선수단 총연봉만 1억8300만달러(약 2000억원)에 라인업에서 올스타 출신이 무려 8명이다. 올 스토브리그에서도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케빈 브라운, 게리 셰필드를 모조리 끌어 왔다.
양키스는 8승1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3위. 보스턴과의 상대전적에서도 1승6패로 형편없이 밀린다. 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은 “지옥 같은 주말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9년 만의 굴욕 요미우리 자이언츠
26일자 일본 스포츠신문들은 ‘29년 만의 굴욕’이라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부진에 호들갑을 떨었다.
25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4-5로 역전패한 요미우리는 8승12패(승률 0.400)로 센트럴리그 6개 팀 가운데 최하위. 요미우리가 시즌 중 꼴찌로 추락한 것은 1975년 5월 30일 이후 29년 만의 일이다.
비록 초반이지만 초호화 멤버인 명문 요미우리의 부진은 충격이다. 로즈 고쿠보 등 방망이를 보강한 요미우리는 올해 20경기 연속 홈런 등 타선은 괜찮지만 12패 가운데 9차례가 역전패라는 사실이 증명하듯 뒷심이 부족한 데다 2승을 거둔 투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마운드가 침체된 게 원인.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