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겨야죠.”
28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를 위해 26일 벨기에에서 날아온 ‘월드컵 태극전사’ 설기현(25·안데를레흐트·사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는 위기에 처한 한국대표팀에서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승리’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벨기에리그에서 우리 팀이 우승해 몸과 마음이 가볍습니다. 이런 기분이라면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골잡이의 역할인 골을 꼭 터뜨려 대표팀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설기현은 한국 축구의 침체에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몰디브 악몽이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님만의 잘못이 아닌데…. 감독님께서 모든 책임을 혼자 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좋은 경기 펼쳐 국민들을 기쁘게 하고 대표팀 분위기도 바꾸겠습니다.”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로 직행한 설기현은 봄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차로 인한 피로도 잊은 채 그라운드를 누볐다.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3분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려 역전승의 발판을 닦았던 설기현. 그가 이번에도 위기에 처한 한국축구를 구해낼 수 있을까.
파주=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