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야 의원 및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와 한국의 종교 인권단체 회원들이 2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북한 자유의 날’ 행사를 가진다.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되는 이날 행사는 국회의사당 앞 시위와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가 주관하는 북한 청문회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북한 자유의 날’=이번 행사는 미국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동시 상정된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촉진하려는 지원행사의 성격이 짙다. 관련 단체들은 이 행사를 위해 3월 말부터 미국 주요도시에 행사안내 포스터를 붙이는 등 여론몰이 작업을 해왔다.
행사주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샌디 리오스 회장은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오늘날 세계 최악의 인권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디펜스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은 “미국이 더는 (북한 인권상황을) 못 본 척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탈북자들은 이날 오전 홀로코스트 박물관 앞에서 북한 인권상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다. 오후 6시30분에는 세인트피터스 성당에서 북한 주민을 위한 기도회가 열린다. 탈북자들은 30일 뉴욕 유엔본부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북한 실상에 대한 강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북한인권법안 내용 수정=북한자유연합이 통과시키려고 애쓰는 북한인권법안은 올가을 미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짐 리치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 등 초당파 의원 16명이 3월 말 공동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은 지난해 7월 마련한 ‘북한자유화법안’의 대체입법안.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우려 때문에 중립적 표현인 ‘북한인권법안’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당초의 ‘북한자유화법안’에서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을 수정한 것. 북한자유화법안에 포함됐던 ‘대북 협상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미사일, 재래식 무기, 테러,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 인권 문제가 핵심의제로 포함돼야 한다’는 조항을 ‘대북 협상시 북한 인권문제가 주요 관심사항(key concern)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조항으로 바뀌었다. 그나마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회의 입장’으로 정리됐다.
또 논란을 빚었던 ‘동북아 국가들이 WMD 확산방지구상(PSI) 등 북한정권의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실제 붕괴되었을 때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도 삭제됐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