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된 지 2년이 안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열 가구 가운데 세 가구 이상이 '새집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 신축 아파트의 72.2%에서 선진국의 권장기준을 초과해 나왔다.
새집 증후군이란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로 두통 피부염 등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29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 및 경기의 2년 미만 신축 아파트 18가구를 대상으로 실내 공기의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13가구(72.2%)에서 새집 증후군 유발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권장기준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8가구(44.4%)에서 세계보건기구의 권고기준인 0.08ppm보다 최고 3배 많은 0.09~0.25ppm 검출됐으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11가구(61.1%)에서 일본 후생노동성 권장기준치(0.4㎎/㎥)를 넘는 0.5~1.2㎎/㎥ 나온 것.
이들 물질은 두통 기침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위험물질로 관리하지만 국내에서는 공동주택에 대한 권장기준이 없다. 단, 올 6월부터 신축되는 공동주택의 경우 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입주민에게 알려야 한다.
한편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457가구를 대상으로 '새집 증후군'을 경험했는지를 설문한 결과 167가구(36.5%)가 "가구원 가운데 1명이 이상이 증세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주부가 30%, 영유아가 20.6%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수록 새집 증후군이 많았다.
소보원 백승실 생활안전팀장은 "빈집에서 보일러를 일정 기간 가동시켜 유독가스를 배출시킨 경우 새집 증후군이 적었다"며 "입주 전 사흘 동안 하루 8시간씩 이같이 하라"고 조언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