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과열 부문에 대한 신규대출 중단조치를 하는 등 긴축방침을 밝히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판매량 조절계획을 세우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수출기업들은 중국 수요의 감소로 수출 신장세가 꺾일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중국 발(發) 원자재난이 수그러져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의 생산량 감소에 대비해 1단계로 공장별로 원가절감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판매량이 줄어들면 별도의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중국에서 어음을 발행하기 어려워지는 등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예상됐다”면서 “생산량이 줄더라도 고가제품 마케팅을 강화해 피해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 정부의 구체적 인플레 억제시책을 봐가며 시나리오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중국의 긴축정책에 대한 얘기들이 나돌아 시나리오를 마련해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LG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100억달러의 매출목표를 세웠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중국 수출 목표를 지난해의 3배인 15만대로 잡고 있으나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수출 급상승세가 꺾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원자재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이 ‘블랙홀’처럼 세계의 원자재를 빨아들여 철강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중국이 경기조절에 나서면 철강재 수요가 줄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미 2006년까지의 작업물량을 확보해 단기적으로는 제조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스테인리스 등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철강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중국 내 생산 및 판매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KOTRA 황재원 해외조사팀 과장은 “중국 정부가 올 초부터 경기과열을 잡기 위해 각종 정책을 시행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치로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