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분쟁과 관련해 유엔이 '양자 및 다자적 해결책 마련'을 권장했다.
20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22차 유엔 지명전문가회의가 채택한 보고서는 동해 명칭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이 개진됐다는 지적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양자-다자적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동해 표기에 관한 한국과 일본간 이견의 존재와 해결책 마련의 필요성을 유엔이 처음으로 공식 인정함으로써 앞으로 한국측이 최소한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의 한국측 교체 수석대표인 하찬호 주유엔대표부 공사는 종전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이 동해 표기에 관해 이견을 보였다는 내용이 반영된 적은 있지만 '해결책 마련 권장' 언급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하 공사는 "일본은 그 동안 동해표기에 관한 문제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양자 협의도 거부하는 태도였으나 이젠 협의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번 회의가 열리기 직전 우리측에 양자협의를 제안해와 곧 서울에서 양국간 회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지명전문가회의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기구로 2년에 한차례씩 유엔 회원국 대표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명표기에 관한 일반 원칙을 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