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배경

입력 | 2004-04-30 14:54:00


북한이 쿠바 이란 이라크 리비아 수단 시리아 등과 함께 테러 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됐다.

미국 국무부는 29일 발표한 2003년도 세계 테러보고서에서 일본인 납치와 1970년 일본항공(JAL) 여객기 납치범 송환 문제를 북한의 테러 지원국 분류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의 삭제를 요구해온 북한의 반발이 예상돼 북한 핵문제 협상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쿠바 이란 북한 시리아는 테러와의 단절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아 2002년과 비교해 거의 변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테러 관련 6개의 국제협약과 의정서의 당사국이면서도 테러리즘과의 싸움에 협력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려면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하거나 국제 테러범과 접촉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퍼 블랙 대테러 조정관은 "피랍 일본인 가족 송환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면서 "북한이 테러를 지원한다는 주요 요소는 1970년 JAL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간 적군파 납치범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해준 점"이라고 밝혔다.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것은 북한과 납치문제를 협상중인 일본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고서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9월 일본인 납치에 대한 특수기관들의 개입을 시인했고 피랍 일본인들의 가족 송환 협상이 진행 중이며 적군파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는 테러 지원국들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 "리비아와 수단은 전 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했고 이라크의 해방으로 테러단체를 후원해온 정권이 제거됐다"고 밝혀 내년에는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190건의 국제테러가 발생해 307명이 사망하고 1593명이 부상했다.

이는 1969년 이후 연간 최소 발생 건수지만 반미 테러 공격은 2002년의 77건에서 82건으로 늘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