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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스]실수를 줄이려 고민…경영과 골프는 通하더라!

입력 | 2004-04-30 17:24:00


◇6시그마 6핸디캡/박성훈 김일환 지음/302쪽 1만5000원 네모북스

동아일보 편집국 천장 한가운데 종(鐘)이 하나 걸려 있다. ‘골든 벨’이라 불리는 자그마하고 예쁜 종이다. 하루치 신문에서 결점이 단 하나도 없을 때 울리기 위해 설치한 것. 무결점(제로 디펙트·Zero Deffect) 운동의 상징이다.

신문 1개면에 들어가는 활자 수는 대체로 4000자가량. 컴퓨터로 글자 하나를 치려면 자음, 모음, 받침 등으로 2, 3타가 필요하다. 1개면에 얼추 1만타의 손품이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하루치 신문이 60면가량이므로 광고를 빼면 이틀치 신문에 약 100만타의 손품이 들어간다고 어림할 수 있다.

100만타 가운데 단 한 글자만 틀려야 ‘6시그마’의 경지에 들어간다. 얼마나 어려우랴.

경영혁신 활동의 하나로 자주 들먹이는 6시그마는 100만개 공정 가운데 결함이 단 3.4개만 나올 때를 일컫는다. 세계적인 유수기업들도 대체로 4시그마(100만개 가운데 결함 6210개)에 머물고 있으며 5시그마(100만개 가운데 233개)에 이르는 것도 놀라운 경지다.

미국의 모토로라는 1987년 6시그마에 도전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1995년 잭 웰치 회장의 진두지휘로 6시그마 활동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함으로써 주목받은 바 있다. 이 활동은 DMAIC란 5단계로 추진하는데 Define(정의), Measure(측정), Analyze(분석), Improve(개선), Control(관리) 등이다.

이 활동에서는 낭비요인을 다양하게 꼽고 있다. 불량품 생산, 폐품 발생, 안전사고, 재작업, 불필요한 검사 등이다. 낭비 원인을 따진 다음 하나하나 없애나가는 게 핵심이다. 최우량기업과의 차이, 최고경영자의 능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도 감안된다.

이 책의 장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저자들의 생생한 체험담이 무르녹아 있다는 점이다. 삼성석유화학에 근무하는 저자들은 허태학 사장에게서 6시그마 교재를 만들라는 특명을 받고 6시그마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6개월에 걸쳐 ‘죽기 살기’로 이 책 저술에 매달렸다.

둘째, 이론가가 아니라 실천가가 설명했기에 이해하기가 쉽다. 내용의 상당 부분은 대화체로 쓰여 있어 읽기에 편하다.

셋째, 골프와 관련해서 설명해 골프 애호가들은 더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마추어가 핸디캡이 0인 스크래치 골퍼가 될 확률이 100만명당 10명 미만이어서 6시그마와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 저자들은 회사의 6시그마 달성과 개인의 골프 싱글 핸디캡에 함께 도전했다.

6시그마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골프 마니아라면 골프 부분만 읽어도 큰 도움을 얻으리라.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라 하지 않는가. 실수의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줄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았다. 서점에서는 이 책이 경제경영 분야와 골프 분야에 동시에 꽂혀 있을 것이다.

(추신:동아일보에서도 조만간 골든벨을 울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