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해외로 도피한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총경)이 2002년 4월 미국으로 도피할 당시 미국측이 최 전 총경을 빼내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까지 차량으로 데려다준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미국측이 최 전 총경을 도와주도록 하는 데 우리측 고위층이 개입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채동욱·蔡東旭)는 30일 최 전 총경의 개인비리 및 해외도피 배후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법무부를 통해 미국측에 최 전 총경의 특별입국 경위 및 최씨의 미국 내 금융거래 내용 등을 조사해달라고 협조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검찰조사에서 “미국 입국 후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려고 조치를 취한 것 같지만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최 전 총경을 도와준 이유와 경위 등에 대한 미국측의 회답을 받은 뒤 국내 인사의 개입여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며, 현재로서는 최씨 도피의 배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전 총경은 2002년 4월 ‘최규선 게이트’가 불거진 상태에서 돌연 출국했고,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등을 경유해 미국에 무사히 입국해 지난해 2월 미국 경찰에 붙잡히기까지 약 10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였다.
한편 검찰은 이승재 당시 경찰청 수사국장이 미국으로 향하던 최 전 총경과 통화한 사실을 이팔호 당시 경찰청장에게 3일간 지연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결과, 이 전 국장이 통화사실을 이 전 청장에게 즉시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국장은 “즉시 보고했다고 발표할 경우 당시 경찰 수뇌부에 의혹이 집중될 것 같아 불가피하게 3일 늦게 보고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