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물관에 전시된 자료를 설명하는 윤강로씨. 그가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22년간 수집한 자료는 2만점이 넘는다. 박물관은 5일 개관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
“여기 전시된 기념품은 모두 치열한 국제 스포츠외교 현장에서 얻은 전리품입니다. 모두 제 분신이나 다름없는 것들이죠.”
‘한국 스포츠 외교의 산증인’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48·관동대 겸임교수)이 22년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활동하며 수집한 각종 자료와 기념품을 모아 경기 양평군 국수리에 스포츠전문 박물관을 개관한다.
개관일은 아테네올림픽 개막을 꼭 100일 앞둔 5일. 박물관 이름은 자신의 호를 따 ‘평산(平山) 스포츠박물관’이라고 지었다.
이곳엔 100여종 2만여점이 전시될 예정. 2층짜리 전시관을 모두 채우고도 남아 창고에도 수북이 쌓여 있을 정도. 전 세계에서 수집한 배지가 1만여개로 가장 많고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 메달과 성화봉, 기념주화, 깃발, 입장권 등이 주 전시품이다.
이 중 윤 원장이 가장 아끼는 것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선수촌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준 가로 1.5m, 세로 1m 크기의 대형 태극기. 한국선수단 입촌식 자리에서 선수촌측이 북한의 인공기를 태극기로 잘못 알고 게양하려다 한국 임원으로 참가했던 윤 원장에게 혼쭐이 난 뒤 그 인연으로 다시 만들어준 귀한 선물이라고.
또 각종 대회 및 국제회의에 참가하면서 받은 ID카드 100여장도 함께 전시돼 한국 스포츠 외교의 생생한 역사를 전해준다.
윤 원장은 “개인이 만든 스포츠 전문 박물관으로는 국내 처음일 것”이라며 “앞으로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더 추가한 뒤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과 함께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온 대표적인 국제통. 영어와 불어에 능통한 윤 원장은 82년 대한체육회에 들어가 국제업무에만 종사해 왔고 IOC의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는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사무총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사무차장을 끝으로 대한체육회를 떠났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