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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donga.com]가슴 짓눌리는 통증땐 심장질환 의심

입력 | 2004-05-02 17:30:00

삼성서울병원 이상훈 교수가 서복례씨에게 심장모형을 들고 심장동맥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주부 서복례씨(50·경기 부천시 고강본동)는 최근 들어 밤에 잠을 자려고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다. 2년 전 생긴 고혈압으로 매일 약을 먹는 그는 가끔 왼쪽 가슴을 쿡쿡 찌르는 통증으로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한다. 서씨는 ‘이러다 갑자기 죽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면서 e메일로 심장검사를 신청했다. 23일 서씨는 삼성서울병원 2층 심장질환 초진클리닉의 이상훈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및 심부전 치료 전문가로 2003년 동아일보 베스트닥터 성인심장 분야의 명의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

○ 심장 관련 검사

먼저 서씨는 키 몸무게 혈압 등 기초 검사를 받았다. 키와 몸무게를 잰 결과 162cm, 75kg으로 비만이었다. 서씨는 겉보기에도 비만형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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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심전도 검사와 운동부하 검사 및 혈액검사도 받았다.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장의 이상 여부를 대부분 알 수 있다. 검사 결과 부정맥은 없었고 심장박동도 60회 정도로 정상이었다.

운동부하 검사는 20여분 동안 달리면서 심장에 자극을 가해 심전도의 변화를 보는 것이다. 협심증 부정맥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짧은 시간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통증을 느낀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서씨는 운동부하 검사를 받는 동안 무척 힘들어했다. 결국 숨이 차다며 10분 정도 뛰었다. 그러나 운동하면서 가슴 통증은 없었고 맥박도 크게 빨라지지 않아 정상이었다.

○ 이상 없지만 위험인자 많아

“2년 전부터 집안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이때부터 고혈압뿐만 아니라 가슴에 따끔거리는 통증도 생겼어요.”(서씨)

이 교수는 서씨에게 목이나 팔로 통증이 뻗치는 증세는 없는지, 활동할 때 가슴에 통증이 생기지 않는지 물어봤다. 심장동맥질환 이상 여부를 물어본 것이다. 별 이상이 없었다.

“심장동맥질환으로 오는 가슴통증은 따끔거리는 통증과는 거리가 멀어요. 심장에 문제가 있다면 무거운 물건이 가슴을 짓누른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면서 숨이 차고 조이는 증세가 나타나요. 물론 10% 미만에서 이러한 증세 없이 생기기도 하지만요.”(이 교수)

“가슴이 따끔거리는 것은 왜 그렇죠?”(서씨)

“심장이상보다는 피부 가까운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원래 피부 가까이엔 신경분포가 잘돼 있어 날카로운 통증엔 예민하게 반응해요. 이럴 땐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등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 도움이 될 거예요.”(이 교수)

서씨의 혈액검사 결과를 봤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248로 정상 수치 200에 비해 높았다. 혈압도 다시 쟀다. 150∼110이 나왔다.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

“현재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 비만, 폐경기 등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네가지나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10년 뒤면 동맥경화에 걸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져요.”(이 교수)

서씨는 일단 심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안심했지만 이젠 앞으로가 문제다.

“빠른 걷기를 꾸준히 하세요. 전체 근육의 3분의 2가 다리에 있기 때문에 운동에 도움이 되지요. 체중까지 빼려면 40분 이상 걸어야 됩니다.”(이 교수)

서씨는 혈압도 140∼90 정도로 낮춰야 한다. 이 교수는 서씨에게 추가로 고혈압약을 처방하는 대신 3개월 동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식이요법과 걷기 스트레칭 등의 운동요법을 처방했다. 3개월 뒤 혈압 및 혈액검사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심장에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내일 당장 운동을 시작할 겁니다. 또 저녁에 많이 먹는 습관도 바꿀 예정이에요.”(서씨)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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