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이라크인 포로들이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군관계자는 고위장교를 포함하여 이번 이라크포로학대사건에 연루된 군인들에게 엄중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벌받은 자들의 이름이나 계급은 밝히지 않았다. 이 학대사건은 지난해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발생한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
폴 브리머 이라크 연합군정 최고행정관이 작년 11월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학대 사실을 인지했다고 미군의 나자프, 팔루자 대공세에 항의하며 사임한 압델 바세트 터키 전(前) 이라크 인권부 장관이 3일 주장했다.
터키 전 장관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교도소에서 특히 두드러진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작년 11월 브리머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는 듣기만 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안사범을 면담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만난 수감자들은 미군 기지에서 기도도 하지 못하고 씻지도 못한 채 몇 시간씩 따가운 햇볕 아래 방치되기도 했으며 아부 가리브 교도소에서 이틀 동안 의자에 앉은 채 구타당한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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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사실을 보도한 CBS 뉴스는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의 요청에 따라 보도 시점을 예정보다 2주나 늦췄다고 CBS 뉴스 '60분' 책임프로듀서인 제프 페이저가 3일 폭로했다.
페이저는 "마이어스 의장이 앵커인 댄 래더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인 포로들의 안전 문제와 팔루자 사태를 둘러싼 긴장을 고려해 시간을 좀 더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보도 연기는 자연스런 일이 아니었지만 상황이 너무도 특수한 것이어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CBS는 뉴요커지가 이 사건에 관해 상세하게 보도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지난달 28일 뉴스를 내보냈다고 페이저는 덧붙였다.
언론의 가치관 문제를 연구하는 포인터 미디어연구소의 밥 스틸은 "CBS가 보도를 늦추는 것이 정당한 것이라고 믿었다 하더라고 뉴스의 성격으로 볼 때 2주는 너무 길었다"고 지적하고 "CBS가 뉴스 보도 때 이것이 보류됐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도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이집트 정부는 미군과 영국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의혹과 관련, 철저하고 진지한 조사를 촉구했으며 요르단 정부도 포로학대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책임 당국이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