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첫 내한연주회를 갖는 ‘세계 바이올린계의 대모’ 이다 헨델. 사진제공 크레디아
데뷔 67년을 맞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듣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13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헨델(76)의 리사이틀에서는 이런 희귀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폴란드 출신인 헨델은 유년 시절에 온갖 기록을 깨뜨렸던 전형적 신동이었다. 세살 때 언니의 바이올린을 집어 들고 엄마가 흥얼거리던 멜로디를 그대로 연주하면서 그의 전설은 시작됐다. 다섯살 때 후베르만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족과 함께 영국 런던으로 이주해 아홉살 때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하면서 연주가로 데뷔했다. 칼 플레시, 제오르제스 에네스코 같은 거장들 밑에서 공부하면서 19세기 ‘거장시대’의 숨결을 직접 호흡한 그는 오늘날에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협연하는 등 3세대에 걸쳐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해 온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한다.
그의 이름이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1997년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 앨범을 테스터멘트사에서 발매했을 때였다. 전집에 녹음된 6곡을 평균보다 30분 이상 느린 2시간40분에 주파한 ‘완보(緩步)’도 화제였고, 국내 발매된 LP음반 전부에 자필 사인을 곁들인 성의도 얘깃거리였다.
그의 연주 특징을 글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정격’의 면모를 두드러지게 드러내진 않지만 화려한 외양보다 작품의 숨겨진 줄기를 중요시한다. ‘간결하고 솔직한 그녀의 연주는 가슴으로부터 감동의 눈물이 터져 나오게 한다’는 미국 보스턴 글로브지의 평이 그런대로 그의 면모를 압축해 준다.
연주곡은 코렐리 ‘라 폴리아’, 베토벤 소나타 8번 G장조, 바흐 ‘샤콘’, 바르토크 ‘루마니아 춤곡’ 등. 피아니스트 월터 델라헌트가 반주를 맡는다. 3만∼7만원. 02-751-9606∼1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