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래퍼 에미넴과 그의 흑인 친구들로 결성된 그룹 ‘D12’. 이들의 2집은 한국에서 비속어와 지나친 표현의 상당 부분을 걸러낸 ‘클린 버전’으로 나왔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백인 래퍼 에미넴(Eminem)이 15세이던 1990년 클럽에서 활동하던 흑인 5명과 결성한 힙합 그룹 ‘D12’가 2집 ‘디12 월드’(D12 World)를 냈다. 이 앨범은 15일자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D12’는 더티 더즌(Dirty Dozen)을 뜻한다. 멤버는 에미넴을 비롯해 프루프(Proof), 스위프티(Swifty), 비자르(Bizzare), 쿠니바(Kuniva), 콘 아티스(Kon Artis) 등 6명. 이들이 자신을 더즌(12명)으로 부르는 이유는 각각 분열된 자아 6명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더티’도 역겹고 더러운 것을 주겠다는 뜻으로 붙인 것이다.
앨범에는 20곡이 수록돼 있다. 첫 싱글 ‘마이 밴드(My Band)’는 그룹에서 에미넴만 주목을 받는 것을 풍자한 노래로 이번주 빌보드 싱글차트 7위에 오를 만큼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이 음반은 ‘퍼렌틀 어드바이저리(Parental Advisory·부모의 지도가 요청됨)’ 표시를 붙여 출시됐다.
앨범 후반부에 수록된 ‘굿 다이 영’(Good Die Young)은 1998년 총에 맞아 사망한 전 멤버 벅즈(Bugz)를 추모하는 노래다. ‘6 인 더 모닝’(6 in The Morning) ‘로열티’(Loyalty)는 ‘D12’ 특유의 힘을 엿보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
한국에서 이들의 2집은 욕설과 지나친 표현으로 발매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중 비속어 등을 걸러낸 ‘클린 버전’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클린 버전’은 랩이 끊기는 대목도 있다. 2001년 발표된 이들의 첫 음반 ‘데블스 나이트(Devil's Night)’도 한국에서 클린 버전으로 발매됐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