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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축구협 기술委 감독선임 자격있나

입력 | 2004-05-07 17:55:00


잉글랜드의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스는 대한축구협회가 6일 발표한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 10명을 두고 ‘터무니없는 희망 리스트’라고 표현했다. 이름깨나 있는 감독은 다 명단에 올랐다는 비아냥거림이다.

이를 증명하듯 후보 가운데 마이클 매카시 감독(영국)은 7일 “현재 내 관심은 오로지 우리팀 선더랜드가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뿐”이라며 시큰둥해 했다.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감독(브라질)도 “다음 달 13일 포르투갈에서 시작되는 유럽선수권대회에 전념하겠다”며 한국행에 별 뜻이 없음을 밝혔다. “10명 모두 직간접 통로를 통해 한국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지도자”라던 김진국 기술위원장의 말과는 딴판이다.

축구협회측은 로제 르메르 감독(프랑스)이 튀니지와 계약이 끝나서 한국에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확인해본 결과 르메르 감독은 3월 튀니지와 2년 계약을 다시 체결한 상태다.

Poll


Q.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퇴진과 관련,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재신임 여부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현 체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즉각 사퇴하고 물러나야 한다.
모르겠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월드컵 16강 및 대륙과 클럽선수권 우승경험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미리 정해놓고 여기에 부합되는 감독을 끌어모으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는 게 축구인들의 지적. 그만큼 세계축구의 정보에 어두웠다는 얘기다. 16명의 후보군을 추천한 협회 국제국이나, 이 가운데 최종후보 10명을 추린 기술위원회나 다를 게 없다.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에 현 기술위원회가 나서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다. 현재의 기술위원들은 움베르토 쿠엘류 전 감독을 뽑은 당사자들이기에 쿠엘류 감독 도중하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더욱이 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한 10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 기술위원들이 또 차기 감독 선임에 앞장서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재신임 여부를 먼저 결정한 뒤 차기 감독 선임에 나서야 옳았다. 만약 현 기술위원들이 불신임을 받아 새 기술위원을 선임할 경우 그때 가서 감독 후보를 다시 뽑을 것인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의 차기 대표팀 감독 확정작업도 보나마나다. 벌써부터 “특정인을 미리 감독으로 내정해놓고 다른 후보들을 들러리로 세운다”는 말이 나온다.

2002월드컵이 끝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2006독일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축구협회는 잊어서는 안 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