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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폰 업계-저작권단체 갈등 증폭

입력 | 2004-05-07 17:55:00


MP3폰을 둘러싼 음악저작권 단체와 LG텔레콤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MP3폰의 기능 제한을 놓고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MP3폰용 전송프로그램 공개는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5일 LG텔레콤이 MP3폰으로 음악파일을 제한 없이 전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하자 저작권단체는 가수들의 시위와 LG텔레콤 협력사에 대한 음원 공급 중단으로 맞서고 있다.

▶MP3폰 음원저작권 분쟁 (Poll)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는 7일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긴급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14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아직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MP3폰 갈등이 서비스 차질 같은 피해로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저작권 단체, “MP3폰이 음반시장을 죽인다”=음악 저작권단체를 대표하는 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는 “MP3폰이 음반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불법 음원 유통을 막는 기능제한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음제협 윤성욱 법무실장은 “MP3폰으로 음악파일을 제한 없이 전송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불법 음원 유통 방조행위에 해당되므로 MP3폰 판매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제협이 MP3폰에 이처럼 민감한 까닭은 35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휴대전화의 파급력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의 95% 이상이 불법인 점을 감안할 때 휴대전화를 MP3플레이어처럼 쓰게 되면 음악시장은 고사하게 된다는 것.

음제협은 MP3플레이어와 소리바다 등으로 불법음원 활용이 늘어 2000년 4200억원이던 국내 음반시장 규모가 작년에는 1800억원으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 “소비자 권리가 우선”=LG텔레콤은 불법복제를 막는다는 취지엔 동의하지만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단말기 기능 제한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MP3폰의 일반파일 재생기간을 3일로 제한하는 음악저작권단체와 휴대전화 업체간의 기존 합의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불법복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음제협측의 주장에 대해 “MP3 기능 제한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고, MP3플레이어나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의 기기가 기능제한 없이 판매되고 있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G텔레콤은 MP3폰의 기능을 제한하는 대신 MP3폰에 음원권리자가 추천하는 음악을 탑재해 판매하고 단말기 매출의 일정액을 디지털 음원산업 보호기금으로 조성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료 MP3파일 이용료를 크게 낮추고 유료파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LG텔레콤 콘텐츠사업팀 문성목 차장은 “MP3폰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능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시장을 먼저 키워 상생의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MP3폰을 둘러싼 각계 입장음원제작자협회(기능제한 의무화 필요)LG텔레콤( 기능 제한 반대)소비자단체(기능 제한 반대)-MP3폰을 통한 인증되지 않은 파일의 재생에 반대. 차선책으로 기능제한 조치 필요.
-기능제한 조치는 추후 MP3플레이어, PDA 등 기기로도 확대해야.   -불법복제방지장치(DRM) 도입에는 동의.
-PC에 저장된 파일을 MP3폰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권리 침해.
-MP3플레이어, PDA 등 기존 기기나 해외 사례에 비춰 형평성에도 어긋남.  -MP3폰의 불법복제 활용은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
-기능 제한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음반 등을 MP3파일로 변환해 듣는 것도 어렵게 함.
-불법복제는 저렴한 가격정책, 기술적인 보완, 공익 광고 등으로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