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가전, 한방 화장품, 수입 의류….
백화점이 아니라 할인점에서 파는 것들이다.
지난해 할인점 매출(19조2000억원)이 사상 최초로 백화점(17조2000억원)을 앞지르면서 ‘할인점 파워’가 커지자 고급 브랜드들이 할인점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서비스, 유통, 포장비용을 빼고 저가의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던 할인점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급 화장품의 입점이다.
태평양은 올 3월부터 이마트와 홈플러스 일부 지점에 아이오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아이오페는 로션이 3만원선으로 화장품 전문점에서 팔리는 브랜드 중에는 고가. LG생활건강도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전문점 브랜드인 이자녹스, 한방화장품인 수려한을 넣었다.
로레알파리는 이마트 28개점에 들어 있는 매장을 올해 중 45개로 늘릴 계획이다. 매장에 피부 측정 시스템이 있어 상담을 통해 제품을 팔고 있으며 백화점처럼 고객에게 전단지(DM)를 보내고 있다.
수입품도 속속 들어온다. 일렉트로룩스, 바흐네트, 지멘스 같은 유럽 명품가전은 이마트에 입점한 뒤 품목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본에서 직수입한 ‘더 셔츠 오브 스튜디오’를 이달 중 입점시킬 계획이다.
할인점 의류도 인지도 높은 상품군으로 강화되고 있다. 캠브리지멤버스, 코오롱패션, LG패션, 크리스찬오자르 등 신사정장과 뱅뱅, 인터크루, 아식스, 르까프 등 스포츠 브랜드까지 할인점에 들어오고 있다.
‘빅 모델’ 전략도 쓴다. 남영L&F의 할인점 전용 브랜드 ‘드로르’의 TV 광고모델로 탤런트 김남주가 캐스팅됐으며 할인점 전문 신사정장인 ‘헤리스톤’은 최민식 유지태를 앞세운다.
LG마트에서는 이탈리아음식점이나 와인숍에서 볼 수 있는 와인바를 열기도 했으며 홈플러스와 LG마트에서는 자격증소지자가 상담해 비타민을 팔기도 한다.
직장인 윤민숙씨(25)는 “부모님 선물용 화장품을 살 때 할인점을 이용하곤 했다”며 “고급 브랜드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앞으로는 더욱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