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가 보행자를 위한 거리로 다시 태어난다.
또 종로 1∼6가는 블록별로 영화 상업 귀금속단지 등으로 특화된다.
서울시는 총 226억원을 투입해 2005년 말까지 종로를 서울의 상징거리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종로1∼3가(1.3km)는 올해 말까지, 종로 4∼6가(1.6km)는 내년까지 각각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보행자를 위한 가로환경=종로 1∼6가는 2.9km. 283채의 크고 작은 건물과 1360여개의 점포 노점상 등이 밀집해 있다.
서울시는 종로를 완전히 탈바꿈시키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길이 1.8km의 샹젤리제 거리는 1994년 6개 차로를 축소하고 보도 폭을 12m에서 21.5m로 늘렸다. 지하주차장을 조성하고 가로시설물을 정비하면서 세계적인 거리로 거듭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의 리모델링은 청계천의 복원과 함께 강남·북 균형발전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종로의 도로는 평균 8차로이며 보도는 6∼9m. 그러나 2005년 말경이면 차로는 줄고 보도가 9∼12m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종로사거리∼동대문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될 경우 승용차 차로는 2개로 줄어든다.
거리 이미지를 통합한다는 차원에서 종로 일대에 혼재된 보도의 바닥재와 가로등 가로수를 일원화한다. 시는 바닥재 등 샘플을 거리에 전시해 가장 호응을 얻은 것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거리별로 달라지는 종로=종로 1∼6가는 거리별로 특화된다.
시 관계자는 “극장 영화관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체가 모여 있는 뉴욕 브로드웨이를 벤치마킹해 종로 3가를 영화거리로 특화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 1가는 대규모 업무지구, 종로 2가는 상점 음식점 학원 등 복합상업지구로 조성한다.
종로 4가는 세운상가를 재건축하는 등 정보통신 거리로 꾸민다. 세운상가 복합타운은 지하를 쇼핑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청계몰, 지상은 업무 문화 주거용 공간으로 사용된다. 재건축되는 세운상가의 양측을 녹지로 조성해 종묘∼세운상가∼남산을 잇는 녹지축으로 조성한다.
종로 5, 6가는 약국 주단 의류 종합상가로 특화하고 광장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도 리모델링해 상권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현 한양대 교수(건축공학부)는 “보도를 확장하고 거리별로 특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샹젤리제처럼 살아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종로 1가 등의 업무용 빌딩 1층에 제과점 커피점 등 출입이 비교적 용이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