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性別) ‘여성적’.
나이 118세. 출생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몸값’ 1252억달러(약 145조원·2003년 기준). 중국명 ‘커커우커러(可口可樂).’ 성분 ‘단 1%의 비밀과 99%의 설탕물.’
지구인이 하루 10억병 이상 마신다는 코크(coke). 1886년 5월, 한 약국에서 소화제용 ‘시럽’으로 개발됐다.
그해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5센트짜리 음료는 태평양을 건너고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 200여 개국에 퍼져나가 아메리카니즘의 상징이 됐으니.
‘사람의 입이 있는 곳엔 어디든지 간다.’
코카콜라의 상혼(商魂)은 냉전시절 미사일도 뚫지 못한 공산권의 빙벽을 뚫었다. 소련과 중국 인민들이 맛본 최초의 ‘자본주의 맛’이었다. 아메리칸 스파클(sparkle)은 ‘첫 키스’처럼 짜릿했다.
홍콩에서는 감기치료제로 뜨겁게 달여(?) 마시기도 한다니.
2000년에는 북한에도 공식 진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청소년들에겐 코카콜라가 아니라 백두산 들쭉단물을 먹여야 한다”고 근심했다.
코카콜라 지사가 있는 나라가 유엔 가입국보다 많고, 미국이 수교한 나라보다도 코카콜라와 손잡은 나라가 더 많다. “코크가 길을 뚫으면 그 뒤를 미국 대사가 따라간다.”
그래서 ‘코카콜라나이제이션(Coca Cola-nization·코크의 식민지화)’이란 말도 생겨났다.
마케팅의 귀재 코카콜라가 겨울철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타클로스에게 코크의 상징인 빨간 옷을 입힌 것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코크는 희한하게도 한 세기를 넘기도록 내용물이 달라진 게 없다. 더 이상 치열할 수 없는 음료시장에서 전혀 ‘제품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빨간 바탕에 흰 글씨, 그리고 검정 콜라. ‘코카콜라 3색’도, 주름치마를 입은 여성의 타이트한 히프에서 따왔다는 병 모양도 그대로다.
코크의 일곱 번째 재료인 ‘7X’ 역시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1900년대 초반 코카콜라는 “함유 성분을 밝히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 “99.5%가 설탕과 물이며, 나머지는 미미해 밝힐 가치가 없다.”
그 0.5% 노하우는 ‘그들만의’ 비밀이다.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