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이슬람 전사들에게 포상금을 내걸고 저항을 독려하고 나섰다. 테러조직이 공개적으로 포상금을 내건 것은 이례적이다.
알 자지라 TV는 6일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이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등을 죽이는 이슬람 전사에게 금 10kg(약 14만달러)을 포상금으로 주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은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린 20분 분량의 육성테이프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빈 라덴은 “미국이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을 죽일 경우 큰 포상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알 카에다는 브리머 최고행정관이나 이라크 주둔 미군 최고사령관을 죽일 경우 신의 뜻에 따라 10kg의 금을 포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빈 라덴은 “아난 총장이나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특사를 죽이는 자도 10kg의 금을 상으로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관계자에게도 포상금을 내건 이유는 유엔이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미명 아래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을 돕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이어 미군과 영국군을 살해하는 이슬람 전사들에게는 1kg, 미국의 동맹국인 이라크 주둔 이탈리아군이나 일본군을 죽일 경우 500g의 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빈 라덴은 “점령군을 죽이다 숨진 전사들에게는 신이 순교의 영예를 큰 상으로 줄 것이며 유가족에게는 그보다 작은 상(금)이 주어질 것”이라며 “(포상은) 신변 안전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알 카에다가 미군과 유엔 지휘부 살해 대가로 포상금을 내건 것은 새로운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보기관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제 빈 라덴인지를 분석 중이다. 한편 미 국무부는 빈 라덴을 체포하거나, 결정적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2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