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을 하고 큰 상을 받는다니 죄송해서….”
7일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나봉덕(羅鳳德·58·여·전남 무안군 몽탄면)씨는 “부모에게 자식이 잘하는 게 뭐가 큰 일이냐”고 말했다.
105세 된 시어머니를 40여년 가까이 모시고 살아온 나씨는 19세에 결혼했다. 그는 33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당시 69세였던 시어머니와 12, 9, 6세였던 세 아들의 생계를 떠맡아야 했다. 농사 행상 막노동…. 입에 풀칠만 할 수 있다면 그는 가리지 않고 돈을 벌었다.
나씨는 고단한 인생이었지만 세 아들이 바르게 커가는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남들만큼은 공부시키겠다’는 각오로 세 아들 모두 대학에 진학시켰다. 큰아들(37)이 무안군 초당대에서 교직원으로 일하는 등 세 아들 모두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자리 잡았다.
아들을 다 키워 놓은 뒤 좀 편해지나 싶었던 10년 전, 시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대소변 받아내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나씨는 남편이 먼저 간 뒤 서로 기대온 시어머니가 자신을 못 알아볼 때 가슴이 미어진다. 그는 “그래도 몸은 건강하시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나씨는 빠듯한 살림에도 경로당에 매년 쌀을 보내기도 하고 1주일에 한 번은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 음식을 만들어주고 집안 청소를 하는 등 마을 노인들까지 모셔왔다.
나씨는 1987년 무안군으로부터 효행상, 2001년 목포백년회로부터 효부상 등을 받기도 했다. 1991년 남편 집안인 최씨 문중은 그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마을 어귀에 효부비를 세웠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