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에 사는 김모씨(32)는 최근 생활정보지에 가게 임대 광고를 냈다가 낭패를 봤다.
김씨는 광고가 나간 지 하루 만에 서울의 부동산컨설팅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업체는 김씨가 제시한 임대료보다 1500만원이 많은 6500만원을 받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업체측은 6500만원에 임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서울에 있는 계약자에게 알리기 위해 부동산 공제조합 등에 광고를 내야 한다며 광고비를 요구했다. 김씨는 3차례에 걸쳐 400여만원을 입금했으나 업체와 연락이 끊기면서 돈을 고스란히 날렸다.
생활정보지 등에 난 부동산 광고를 보고 높은 값에 매매를 성사시켜주겠다고 접근해 광고비를 가로채는 부동산 사기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컨설팅업체나 00개발 등을 사칭하는 이들은 지방의 생활정보지에 중소형 아파트, 상가 등 광고가 게재되면 전화를 걸어 알선계약을 하자고 한 뒤 광고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만일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광고료 중 부가세 10%를 제외한 전액을 환불해준다고 현혹한 뒤 광고료가 입금되면 ‘고객의 사정으로 매매가 어렵게 됐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돈을 떼먹는 수법을 쓰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기사건이 광주 뿐 아니라 전국에서 잇따라 그 피해액만도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짜 집주인 행세를 하며 전세금을 가로채는 부동산 사기도 잇따르고 있다.
운전학원 강사인 안모씨(32)는 지난달 7일 생활정보지에 난 전세광고에 속아 가짜 집주인인과 32평형 아파트를 전세 계약했다 전세금 6500만원을 사기당했다.
안씨는 가짜 집주인이 한달전부터 아파트에 드나들며 경비원과 이웃들에게 실제 집주인 행세를 하는가 하면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전세를 내놓고 신분증까지 등기부상 집주인과 동일하게 조작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대한공인중계사협회 광주지부 관계자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광고비를 입금하라고 하면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계약 때도 실소유자 신원은 물론 의료보험증, 집주인 자택전화을 철저히 따져봐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