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고흥장사 씨름대회에서 백승일(LG)이 김영현을 3-1로 누르고 백두장사 등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백승일은 25개월만에 백두장사에 올랐다. 고흥=연합
17세 때인 93년 춘천대회에서 천하장사에 올라 ‘소년장사’로 불렸던 백승일(28·LG투자증권).
이후 그는 94년까지 천하장사와 백두장사를 각각 3번씩 차지했으나 이태현(28·현대중공업)에 밀려 정상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 때문에 한 때 방황했던 그는 2002년 4월 백두장사에 오르며 재기했다. 그리고 25개월 만에 다시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백승일은 8일 전남 고흥 팔영체육관에서 열린 2004고흥장사씨름대회 백두급(105.1kg 이상) 결승(5전다승제)에서 안다리 걸기로 2m18의 ‘원조 골리앗’ 김영현(28·신창건설)을 3-1로 물리치고 장사 꽃가마를 탔다. 통산 7번째 장사 등극.
8강에서 이태현(현대중공업), 4강에서 황규연(신창건설) 등 쟁쟁한 실력자들을 꺾은 백승일의 결승상대는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4승11패의 절대 열세였던 김영현.
고흥 인근인 고향 순천에서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의 환호를 받은 백승일은 첫째판에서 과감한 안다리 걸기로 김영현을 뉘여 기선을 제압했고 셋째판과 넷째판도 역시 안다리 걸기로 따냈다.
모처럼 고향을 찾은 프로레슬러 ‘박치기 왕’ 김일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백두장사에 오른 백승일은 차경만 LG 감독을 모래판에 들어 메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백승일은 “어버이날에 큰 선물을 해드렸다”며 “앞으로 천하장사 타이틀을 되찾은 뒤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8강에서 백승일에게 패한 이태현은 5,6위 순위 결정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바람에 6위로 밀려 백호군으로 떨어졌다.
▽백두급 순위=①백승일(LG투자증권)②김영현(신창건설)③최홍만(LG투자증권)④황규연(신창건설)⑤박영배⑥이태현⑦최병두(이상 현대중공업)⑧이헌희(신창건설)
고흥=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