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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탐방]개포지구, 저층-고층 혼재…용적률 최대변수

입력 | 2004-05-09 18:20:00


개포지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대치동, 일원동 일부를 포함하는데 도곡지구와 함께 강남권에서 가장 고가의 아파트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지구 내에 32개 아파트 단지가 있으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개포 주공저층 1,2,3,4단지 △개포시영 △일원 현대 △일원 대우 등 총 7개 단지다. 개포지구에는 평당가가 3000만원이 넘어 이른바 대치동 ‘빅3’로 불리는 개포우성, 선경, 미도아파트가 있어 이 아파트들이 향후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느냐 여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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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여건은 강남권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재천과 대모산으로 둘러싸인 ‘친환경 입지’와 더불어 학교 및 학원 인프라가 대치동과 동일한 것이 탄탄한 실수요층을 구축하는 요인이다. 또 지하철 3호선과 함께 최근 개통된 분당선으로 교통여건이 한층 개선된 데다 2015년 고속철역사가 들어설 수서역과 가까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어떻게 진행되나=7개 단지 중 개포1단지와 일원현대가 안전진단이 통과 됐으며 나머지 단지는 안전진단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1만여가구 대단지로 형성돼 있는 개포주공 저층단지다.

지난달 말 건설교통부가 개포 1단지의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과정에서 법규 위반사실이 확인돼 강남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으나, 당장 조합설립 허가취소 등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법률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법조문 해석상에 이견이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주택거래신고제가 실시되고 개발이익환수제 도입방침이 전해진 이후부터 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개포주공 11평형이 4억원, 13평형이 4억8000만원대로 평형별로 1000만∼3000만원가량 떨어진 상태다.

개포동 에이스부동산 조병희 대표는 “가격을 조금씩 낮춘 매물들이 나오고 있지만 워낙 거래가 없다”며 “정부의 규제가 많아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용적률이 결정한다=이곳 개발의 열쇠는 ‘용적률’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 6월 서울시에서 확정한 개포택지지구의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32개 단지의 평균 용적률을 200%로 맞추기로 했다. 그러나 저층과 고층이 혼재돼 있고 단지마다 용적률 배분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 관할 구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김효수 서울시청 도시관리과장은 “강남구청에서 용적률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 먼저 입안을 하면 그에 관한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종학 강남구청 주택과장은 “개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용적률을 결정하는 것은 재산권이 걸린 예민한 문제인 만큼 서울시에서 세부지침을 정해 주어야 구청에서 그에 맞춰 용적률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분석=서울시와 강남구청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저층단지의 용적률은 170∼190%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저층의 용적률이 200%가 넘으면 현재 이미 190∼200%대 용적률을 지닌 고층단지들은 더 올릴 수가 없어 사업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중개업소들은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저층단지에서도 용적률 230%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수요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형편이다.

주공저층의 용적률을 180%로 가정하면 현재 시점의 투자는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25평형을 받게 되는 11평형은 1 대 1 재건축이 유력한데, 추가부담금 1억5000만원과 향후 6년간 6% 금리에 따른 금융비 부담을 계산해 보면, 주변 아파트보다 1억2000만원 정도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주변 여건이 유동적이라 단기적인 투자수익을 바라기는 다소 무리”라며 “그러나 입지 여건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