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션
“우리가 사는 동네, 우리 손으로 만들어 봐요!”
경기 김포시 풍무동 초등학교 어린이 100여명은 최근 ‘맑은 김포 21’이 주최한 마을 만들기에 참가해 재활용품으로 새로운 김포시 모형을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어린이들은 한 아파트 단지 공터에 모여 15개 조로 나뉘어 우유팩과 요구르트 통, 캔 등을 이용해 조별로 시청과 소방서, 학교, 부녀회관, 운동장 등을 만들었다.
접착제로 재활용품을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들고 물감으로 채색한 뒤 건물을 상징하는 깃발을 꽂는 것으로 작업은 마무리됐다.
조별 제작이 끝난 뒤에는 3평 남짓한 대형 간이 지도 위에 각 시설을 배치해 자신이 살고 있는 김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김한슬양(10)은 “평소에 경찰서가 예쁜 색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물감으로 빨강과 하늘색을 칠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서 기분이 더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또 김포에 살기 바라는 동물을 한 가지씩 만들고 자신의 모습도 만들어 지도 위의 김포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커다란 간이 지도 위에 김포시가 새롭게 구성되자 아이들을 도와주던 어머니들은 “아, 부녀회관이 여기구나” “김포에 이런 것도 있었네…”라며 아이들보다 더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맑은 김포 21’은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김포를 직접 제작하게 함으로써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간사 김정은씨(38·여)는 독일 베를린 예술대에서 설치미술을 공부한 뒤 2002년 귀국해 김포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구상해 왔다.
“친구가 없던 아들이 동네 아이들과 모래밭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친해지는 모습을 보고 이를 좀 더 구체화하고 싶었어요.”
김씨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할 수 있는 우유팩 등 재활용품으로 아이들이 함께 모여 어머니들과 자신이 사는 동네를 직접 만든다면 한결 교육적 효과도 높을 것으로 생각했다.
‘맑은 김포 21’은 풍무동을 시작으로 김포시 6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는 “한번 진행해 보니 마치 동네잔치 같은 분위기여서 좋다”며 “고양시나 부천시 등 인근 지역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동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