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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청와대, 기각 예상하며 盧 업무재개 준비

입력 | 2004-05-09 18:46:00


13일경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청와대가 노 대통령의 복권에 대비한 업무 재개 준비에 나섰다. 일단은 헌재의 기각 결정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는 지난주 ‘헌재가 탄핵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소문이 한때 나돌아 민정수석비서관실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이 소문은 결국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청와대는 재판관들의 찬반 의견이 과연 몇 대 몇으로 결론날 것인지에 여전히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령 기각 결정이 나더라도 5 대 4 또는 4 대 5일 경우는 노 대통령이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노 대통령은 즉시 권한정지 상태에서 풀려나게 된다.

현재 예상대로 헌재가 13일 오후 2시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노 대통령은 우선 산적한 현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가 열리는 만큼 이라크 추가파병문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13∼17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3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도 가능해진다. 청와대는 15일의 ADB 회원국 재무장관 회의에 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도 헌재의 선고 직후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즉각 총리직을 사퇴할 예정이어서 △차기 총리 지명 △열린우리당 입당 △대통령비서실 및 내각 개편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복권 직후 ‘대국민 성명’ 형태로 집권 2기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17대 국회 개원 전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할 수도 있다.

26일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송금사건 관련자 6명에 대한 특별사면도 계획대로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네덜란드 총리의 방한과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도 다시 추진하는 등 중단된 정상외교도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만일 헌재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파면 결정을 내리면 60일 안에 대통령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기 때문에 정국은 일대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