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식시장이 ‘하행선 급행열차’를 탔다. 거래소시장은 이날 연중 최저치인 700선대로 밀렸다. 6월 미국 금리 인상설 등 해외 악재에 시달리던 주식시장에 쏟아져 들어온 기관의 매도 물량이 치명타였다. 외국인도 이날 9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주식시장은 아시아 증시의 동반 하락과 이번주 목요일(13일)로 예정된 옵션 만기일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장중 한때 770선까지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뒤늦게 외국인과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흘러들어오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삼성전자가 5% 이상 밀리며 3개월 만에 50만원대로 추락하는 등 전 업종이 하락했다. SK텔레콤, 국민은행, 포스코, KT,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SDI, 신한지주, 하이닉스반도체, 우리금융, SK 등 덩치 큰 종목들도 2∼9%가량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경기 방어주로 선전하던 한국전력과 KT&G도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유가 수혜주’로 꼽힌 대우인터내셔널도 하락 반전하며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도 연중 최저치까지 급락했다. 외국인이 모처럼 ‘사자 행진’을 벌였지만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산 금액보다 판 금액이 많음)를 보이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부품업종이 각각 11%, 7% 이상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