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악재로 10일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8.06포인트나 하락한 790.68로 마감되면서 800선이 무너졌다. -강병기기자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가까이 폭락해 8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가치 하락)하고 해외시장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내수와 투자 침체 속에서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도 고(高)유가, 중국쇼크 등 대외여건 악화로 '빨간 불'이 켜졌다. 경제계는 정치권 및 정부 일각의 반(反)시장경제적 움직임과 정책혼선을 우려하는 등 한국경제가 휘청거리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서울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7일 종가보다 48.06포인트(5.73%) 떨어진 790.68로 마감, 작년 12월26일(786.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은 2002년6월26일의 54.05포인트 하락 이후 약 1년11개월만에 최대였으며 증시 사상 9번째로 컸다. 장중 한때 67포인트가 빠지는 등 투매양상도 나타났다.
코스닥시장도 7일 종가보다 28.84포인트(6.61%) 급락한 407.41로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지난 주말 큰 폭 하락, 투자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 지속 △나스닥 선물 하락 △이라크 남부 송유관 파괴에 따른 원유수출 차질 가능성 △세계적 테러위협 고조 등 악재가 겹쳐 주가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일본증시의 닛케이평균 주가가 4.84%, 대만 증시가 3.56% 폭락했고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동반급락했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개장된 유럽 증시에서도 주가하락세가 이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오른 달러 당 1181.1원에 마감했다. 달러 당 원화환율은 1월 20일 이후 최고치였다.
홍콩시장에서 한국 외평채 가산금리(5년물, 홍콩시장 기준)는 0.75%포인트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긴축발언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의 0.45% 포인트에 비해 0.30% 포인트 올랐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실질 설비투자액은 71조4359억원으로 2002년의 72조5564억원보다 1조1205억원 줄었다. 이는 8년 전인 1995년의 71조2260억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며 1996년의 77조7592억원에 비해 8.1% 감소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