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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誌 “미군, 女 수감자 상습 性폭행”

입력 | 2004-05-10 19:03:00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미군들이 여성 수감자들을 성폭행했다는 주장 등 충격적인 증언과 사진이 연이어 새로 나왔다.

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미군 정보장교들의 심문 과정에서 포로 학대를 목격했으며 포로의 90%는 실수로 체포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이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포로 학대에 대해 사과했으나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여성 수감자 성폭행까지=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17일자)는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은행 약탈 혐의로 7개월간 억류됐던 모하마드 유니스 하산이 “이라크 여성 수감자들을 미군 간수들이 성폭행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산씨는 자신의 감방 건너편 복도 바닥에서 한 미군 간수가 여성 수감자 1명을 주기적으로 성폭행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기소된 린디 잉글랜드 이병이 벌거벗은 이라크 남자 포로의 성기를 겨누는 사진 속의 당사자라고 밝힌 하이데르 사바르 아베드 알 압바디는 “내 성기 근처에 누군가의 입술이 가까이 있는 것을 느꼈다. 내 얼굴의 보자기가 벗겨졌을 때 그 사람이 포로로 함께 수감된 내 친구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10일 벌거벗은 한 이라크인 수감자가 두 손을 머리 뒤로 깍지 낀 채 으르렁거리는 셰퍼드 군견 2마리의 위협을 받으며 공포에 질려 웅크리고 있는 학대 장면을 새로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군의 포로 학대가 개인적인 행위가 아닌 광범위한 조직적 행위였다는 주장이 담긴 24쪽 분량의 ICRC 보고서를 보도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학대가 소수의 범죄행위”라고 주장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ICRC 대표들이 자유를 빼앗긴 포로들의 협력을 얻기 위해 조사관들이 사용한 다양한 방법들을 직접 목격하고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 1년 전 학대 인지=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AI)는 “지난해 5월 영국 국방부에 학대 혐의가 담긴 문서를 보낸 데 이어 6월에는 국방부 및 외무부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7, 10월에도 관련 문서와 서한을 국방장관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AI의 주장은 영국 총리실이 8일 야당인 보수당으로부터 수감자 학대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히라는 요구에 “올해 2월 국제적십자사연맹의 통보를 받고 관련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시점과는 10개월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9일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 3TV와 인터뷰를 갖고 “우리 병사에게 잘못 대우받은 이들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이런 행위는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관련자들은 군법에 따라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이 진기자 leej@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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