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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 보험상식]이종환/납입독촉 안한 보험해지는 부당

입력 | 2004-05-11 17:38:00


보험은 주위 사람이나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가입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보험을 해약하거나 납입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최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강모씨는 보험료로 지불할 돈을 카드연체로 고생하는 친구에게 빌려주었다가 보험료를 내지 못해 낭패를 봤다.

강씨는 보험설계사가 방문해 보험료 납입을 재촉하기까지는 회사일로 바빠 연체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무렵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얼마 후 보험설계사로부터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되었으니 해약환급금을 수령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강씨는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에 환급금을 수령하여 병원비에 충당했다.

그러나 강씨는 보험설계사도 계약을 해지하기 전에 제대로 연락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했다. 이 경우 보험계약자는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상법 제650조에는 보험료가 계속 납입되지 않으면, 보험설계사는 상당 기간을 정해 보험계약자에게 납입을 최고(催告)하고, 그 기간 내에 납입되지 않으면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특히 보험계약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해 가입한 경우에는 계약자뿐 아니라 수익자에게도 보험료 납입 최고를 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강씨의 경우 보험계약이 원상 복구됐고 보험사고에 대해서도 보험금 전액을 지급받았다. 강씨를 방문했던 보험설계사에게는 보험료 납입 최고 권한이 없으며, 강씨가 해약환급금을 수령했다 해도 보험설계사가 납입 최고와 해지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보험은 부적과 같다. 평소에는 효과를 느끼지 못하지만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될 때는 거짓말처럼 사고가 발생해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보험료가 미납되거나 결제할 보험료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가족사랑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종환 금융감독원 생보분쟁조정팀 선임검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