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4할 타자.
국내 프로야구에선 원년인 1982년 백인천 전 롯데감독(당시 MBC·0.412)이 유일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4할 타율의 주인공은 1941년 보스턴의 테드 윌리엄스(0.406). 그만큼 감히 쳐다보기도 힘든 대기록이다.
올 시즌 SK 이진영(24)의 두 눈은 그 높은 곳을 향해 있다. 10일 현재 타율은 0.417로 1위. 전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4할 고지에 올라있다.
“한번 실패했기 때문에 달라질 겁니다.”
지난 시즌 초반에도 이진영은 두 달 가까이 4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나 5월 말 이후 기록에 대한 부담과 체력저하에 시달리더니 결국 0.328(타격 5위)로 시즌을 끝냈다. 특히 여름에 접어들면서 힘이 달려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올해는 다르다. 비 시즌 동안 그 어느 때 보다 체력 보완에 매달렸다. 시즌 중에도 션 트레이닝 코치의 도움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쉬는 날이면 션 코치부터 챙겨 여자친구가 화를 낼 정도다. 기사 노릇을 하며 밥도 사주고 쇼핑도 간다. 훈련할 때도 몸짓 발짓 써가며 션 코치에게 비법 하나라도 더 들으려 애쓴다. 체력 보강을 위한 그의 의지는 그만큼 절박하다.
“99년 프로에 와서 개근상 받은 적이 없거든요. 올핸 끝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전 경기를 뛸 겁니다.”
이진영은 올 시즌 31경기 만에 53안타를 때렸다. 경기당 평균 1.7개. 현재 페이스로 133경기를 모두 출전한다면 역대 최다안타기록인 196개(1994년 기아 이종범)를 돌파해 226개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4할과 200안타 돌파라는 부푼 목표. 멀고 험한 길에 도전한 이진영은 조급하지 않다.
“앞만 보고 달리다 낭패를 봤잖아요. 기록에 신경 쓰면 오히려 해가 됩니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따름이에요.”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