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타깃은 6명의 각료.’
일본 정가를 강타한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파문으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가 퇴진한 뒤 여론의 관심은 연금 보험료 미납 사실이 드러난 현직 각료 6명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의 각료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핵심 부처를 담당하는 인물. 특히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59) 재무상,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51) 경제산업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47) 방위청장관은 ‘고이즈미 이후’의 자민당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 왔다.
이들이 속한 자민당 내 각 파벌은 연금 보험료 미납 문제로 불명예 퇴진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자파 소속의 미납 각료 보호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각료 6명을 한꺼번에 바꾸라는 것은 ‘내각총사퇴’하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니가키 재무상은 11일 각의가 끝난 뒤 “직무에 전념하는 게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고이즈미 총리도 재신임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야당 당수가 물러난 마당에 각료가 책임을 회피해서는 곤란하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간 대표가 여론의 비판에 못 이겨 물러나자 공은 다시 집권당 쪽으로 넘어간 것이다.
도쿄신문은 후쿠다 장관의 사임이 간 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점을 들어 민주당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보복’ 차원에서 7월 참의원 의원 선거 때까지 각료들의 거취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