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의 진료일수를 늘리거나 허위 진단서를 만들어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외과 병원장과 현직 경찰관이 포함된 보험사기범 29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김민재·金敏宰)는 11일 이 같은 수법을 이용해 보험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서울 마포구 L병원 원장 이모씨(48)를 구속 기소하고 면허 없이 환자들을 상대로 방사선 촬영을 한 이 병원 원무과장 이모씨(43) 등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교통사고로 이씨의 병원에 입원한 뒤 진료일수를 늘려 보험금을 챙긴 서울 마포경찰서 박모 경사(48)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진료일수를 허위로 늘리거나 미진료 행위에 대해 진료비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11개 자동차 보험회사를 상대로 790회에 걸쳐 76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씨는 지난해 4월 교통사고를 당한 박 경사가 병원에 찾아오자 진료일수를 부풀려 보험금을 타내기로 합의, 43일간 입원하고 134일간 통원 치료한 것으로 허위 진단서를 작성해 1600여만원을 타낸 뒤 박 경사와 나눠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실제 사고가 나지 않았는데도 허위로 사고 접수를 한 뒤 이씨의 병원에 입원하거나 친구, 후배 등과 짜고 가벼운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오모씨(21) 등 19명을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보험사기의 경우 경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보험회사에서도 소송을 피하기 위해 먼저 합의금을 제시하는 등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