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한국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임에 따라 ‘비상 점검체제’를 가동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김광림(金光琳)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이동걸(李東傑)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성태(李成太)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김 차관은 “주가 폭락과 유가 상승, 중국 쇼크 등에 대응하기 위해 실물, 금융, 대외 등 3개 부문으로 비상경제 상황점검반을 구성해 금융시장 불안에 적극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관투자가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기관들이 과도하게 손절매(損切賣)에 나서지 말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유가와 관련해서는 “현재 두바이유가 배럴당 33.81달러로 2단계 비상 대책 발동 기준인 33∼35달러에 들어와 있지만 추이를 하루 이틀 더 지켜 본 뒤 내국세와 부과금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9개 증권사 사장단도 이날 증권업협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보유 중인 유가증권 매도 및 펀드 환매를 자제키로 결의했다. 또 정부에 대해 △연기금 주식투자 활성화 조치 △주식투자와 관련한 세제(稅制) 혜택 △자사주(自社株) 매입제도 개선 등을 요청했다.
한편 10일 대폭락세를 보였던 서울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11일 전날보다 0.34포인트 오른 791.02로 장을 마쳤다. 또 일본과 대만 주가도 소폭 반등했다.
이에 앞서 미국 증시는 10일(현지시간)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9,990.02로 마감, 5개월 만에 10,000 밑으로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도 5개월반 만의 최저치인 1,896.07이었다.
한편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달러 당 1188.5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환율은 1월 5일(1192.0원) 이후 127일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