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천안지청은 대아건설이 하청업체를 통해 16억원의 불법 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이 회사 성완종(成完鍾·53)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이 회사 박영목 사장(71)을 불러 불법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이에 앞서 검찰은 10일 이 회사 자금담당 이사 전모씨(40)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아건설이 2002년 5∼6월 H건설 등 8개 하청업체를 통해 모두 16억원의 불법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대아건설은 8개 하청업체로부터 미리 2억원씩을 받은 뒤 계약서상에 공사비를 과다 책정해 이를 보전해주는 방법으로 불법 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불법 자금이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아건설측은 “8개 하청업체가 각각 2억원씩 모 정당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줬는데 이들이 대아건설의 하청업체이다 보니 마치 우리가 이 돈을 모아 준 것으로 검찰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대아건설측은 또 “계약서상에 하청업체들의 공사비를 올려준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