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김필규·金弼圭)는 중앙종금 주가를 조작해 293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기는 데 관여한 중앙종금 상무이사 강모씨(53) 등 8명을 적발해 강씨 등 3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전 동국산업 대표이사 양모씨(62)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달아난 동국산업 상무이사 양모씨(51)를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98년 4월부터 10월까지 ‘사자’ 주문을 내 중앙종금 주가를 3500원에서 5150원으로 끌어올린 뒤 동국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중앙종금 주식 1700만주를 평균주가 5000원에 중앙종금에서 대출받고 있던 업체에 강제로 떠넘긴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영업정지 상태였던 중앙종금은 4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자사의 대주주인 동국산업에 500억원을 우회 대출해 줘 증자에 참여하도록 했다. 중앙종금은 그후 거래하고 있던 6개 중소 업체에 ‘대출금 회수, 여신중단’ 등으로 위협하며 860억원을 강제로 추가대출해 준 뒤 이 돈으로 이미 주가 조작된 동국산업 보유의 자사 주식을 사도록 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여서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소규모 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필요 없는 돈을 반강제로 대출받았다”고 말했다.
중앙종금은 또 350억원 규모의 2차 증자를 실시하면서 동국산업으로 하여금 1차 증자 주식의 매도자금으로 주식을 인수하도록 한 뒤 또다시 거래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종금 거래 업체 6곳은 강제로 사들인 중앙종금 주식으로 116억원의 손실을 떠안았으며 이 중 2군데 업체는 그 여파로 부도를 냈다”고 말했다.
중앙종금도 여신남발 등 부실이 누적돼 2000년 11월 부도처리되고 공적자금 1조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