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질병 관련 국제기구인 국제수역사무국(OIE)은 이달 하순 열리는 총회에 광우병 발생국가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국제 교역 기준을 완화하는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한국 정부가 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고수하기가 힘들 전망이다.
11일 농림부에 따르면 OIE는 23∼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제72차 총회의 안건 중 하나로 광우병 관련 동물위생규약 개정안을 올릴 계획이다.
이 개정안은 광우병 발생국산 소 살코기와 생우를 국가별 위험 등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교역해야 하는 품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적절한 사육 및 도축기준 준수 등 단서조항은 붙게 된다.
김창섭(金昌燮)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OIE 기준 개정은 살코기가 광우병 전염인자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 아래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안건 통과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지만 대다수 국가가 기준 개정에 찬성하고 있어 우리 의도대로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OIE가 마련한 축산물 관련 교역기준은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으로 준용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이 바뀐 뒤 합리적인 근거 없이 광우병을 이유로 살코기에 대해 수입을 계속 금지하면 WTO에 제소될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을 비롯해 광우병 발생국과 주변국 34개국에 대해 소 관련 축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