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누가 맡아야 하나.
다음달 5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현재 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오거돈(吳巨敦)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곧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자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대행은 14일경 사퇴한 뒤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관련법에는 행정부시장→정무부시장→기획관리실장→행정관리국장 등의 순으로 시장 권한대행을 맡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오 대행이 사퇴하면 정무부시장이 다음 순이지만 허남식(許南植) 전 정부부시장마저 이번 보선에 한나라당 경선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최근 사퇴해 공석. 당연히 3순위인 기획관리실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을 수밖에 없지만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오 대행은 시정공백을 최소화 하고 시 직원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부산시 간부(2급·이사관) 중 1명을 행정부시장으로 승진시켜 권한대행을 맡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는 부산시 자체 인사에게 시장 권한대행을 맡기면 공정한 선거관리가 어려운 만큼 행자부에서 파견한 제3자가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명의 우군이라도 아쉬운 오 대행과 한명의 간부를 부산에 파견함으로써 인사숨통이 트이는 행자부가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
차기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오 대행의 임명 제청에 따라 행자부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최악의 경우 오 대행이 임명 제청을 하지 못하고 3순위인 기획관리실장이 자기를 권한대행으로 임명 제청하는 희한한 경우도 예상된다.
오 대행과 행자부의 밀고 당기는 싸움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