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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한국 여성 정유선씨 美서 박사학위

입력 | 2004-05-11 23:41:00


국내 여성 뇌성마비장애인이 최초로 외국 박사학위를 받는다.

15일 정유선씨(34·사진)가 미국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에서 특수보조공학 박사학위를 받는 것.

신생아황달로 뇌성마비를 앓게 된 정씨는 세 살 때 받은 수술로 신체장애는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말과 행동이 꽤 느리다.

1989년 서울 명성여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정씨는 조지메이슨대와 코넬대에서 각각 컴퓨터과학 학부 및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러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돕고 싶은 마음에 박사과정에서 특수보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정씨는 95년 재미교포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공부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국내의 뇌성마비장애인들을 잊지 않았다.

99년 10월에는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www.kscp.net)를 만들어 최근까지 웹마스터로 활동하면서 회원들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정씨는 ‘장애인의 언어소통을 위한 보조기구에 대한 사용자들의 시각’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던 지난해 조지메이슨대 교수들로부터 ‘올해의 대학원생’에 선정됐고 7월부터 모교에서 강의를 하게 된다.

정씨는 남편의 직장과 아이들 교육문제로 당장 귀국하지는 못하지만 한국의 특수교육학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장애인교육에 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