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12일 또 바뀌었다.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중도 퇴진을 책임지고 사임한 김진국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조영증 기술위 부위원장이 선임 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아랫돌 빼 윗돌 괸 격’이란 비난이 거세지자 신임 조 위원장은 이날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두고 축구협회가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희생양 찾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의 사임을 보자. 그는 6일 새 감독 후보 10명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면 내가 직접 인터뷰해 뽑겠다”고 했다. 그러다 돌연 퇴진을 발표했다. 당시 ‘쿠엘류 사태’에 대한 책임을 기술위원회도 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던 시점이었다.
조 부위원장도 위원장에 뽑혔을 때 “어려운 시기에 맡게 돼 부담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난국을 헤쳐나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해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이틀 만에 위원장직을 포기했다. 이 또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언론과 네티즌 등의 질타가 이어지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이날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은 “항상 모든 축구팬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최근의 사태를 보면 협회가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생각이 든다. 축구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처음부터 기술위에 책임을 물었다면 이틀 만의 사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 기술위원장이 된 이회택 부회장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도대체 언제까지 변죽만 울리자는 것인가.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