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이 쌀 시장을 ‘관세화 방식’(수입을 자유화하되 관세를 물려 수입량을 조절하는 것)으로 개방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2일 국내 쌀 시장 개방 여부를 다루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쌀 재협상’에서 중국 대표단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 원칙이 무역자유화인데도 한국이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려는 이유를 알고 싶다”고 밝혀 관세화를 통한 한국의 쌀 시장 개방을 희망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중국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장샹천(張向晨) 상무부 세계무역기구사 부사장을 비롯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농업부 당국자들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이재길(李栽吉) 외교통상부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대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은 쌀의 경제 및 사회적 중요성과 함께 수급 관리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관세화 유예가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양측은 쌀 재협상과 관련된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6월 중 있을 2차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쌀 재협상은 한국이 1993년 WTO 회원국들과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하면서 1995년부터 10년간 매년 ‘최소시장접근물량(MMA)’ 명목으로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대신 관세화를 유예 받았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MMA 방식으로 부분 개방돼 있는 국내 쌀 시장에 가장 많은 물량을 수출하는 나라. 지난해에는 국내에 들어온 MMA 수입쌀 19만9528t 중 57.4%인 11만4528t이 중국산이었다.
한편 정부는 14일에는 태국, 18일에는 호주와 각각 쌀 재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