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전화 왔습니다.”
“집사람이…?”
“예, 아주머니께서….”
최근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손지연씨는 김 부장의 전화를 연결해주는 한 차장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식당 아주머니도 아닌데 아주머니라니….’
그러나 회사 상사의 아내에 대한 호칭, 지칭으로는 ‘아주머니(님)’가 가장 적당하다.
▶연재물 리스트로 바로가기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이 말과 함께 ‘사모님’을 함께 권유하고 있지만, 사모님은 원래 ‘스승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호칭 인플레’에 해당된다.
일부는 나이가 약간 많은 선배의 부인을 ‘형수’라고 부르지만, 선배를 ‘형’이라고 부르는 막역한 사이에 사적으로 부를 때에만 형수라고 쓰는 것이 맞는다.
동료나 아랫사람의 부인은 ‘아주머니(님)’ 또는 ‘부인’을 호칭 또는 지칭으로 쓴다.
그렇다면 동료나 아랫사람의 부인을 ‘○○댁’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사모님이 인플레이션된 호칭이라면 반대로 ‘○○댁’이라는 호칭은 디플레이션돼 덜 쓰이는 호칭이므로 ‘과장댁’ ‘부장댁’ 등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직장 동료인 총각 사원이나 미혼 여직원의 애인을 만났다면 어떻게 불러야 할까.
국어연구원조차 여기에 대해서는 정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직함을 부르는 것이 가장 좋고 ○○○씨라고 부르는 것도 무난한 듯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직장에서 동료끼리 부를 때 바른 호칭을 몰라 실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첫째, 직장에서는 가급적 직함과 관련한 호칭을 부르도록 하며 아무리 아랫사람이라도 이름만 부르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둘째, 젊은 직원이 같은 회사의 나이가 많은 일용직을 부를 때 ‘○○아버지’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 비록 직급이 낮아도 ‘○○○씨’ 또는 ‘○여사’ ‘○○○여사’라고 부르도록 한다.
셋째,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형’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괜찮지만 이름 뒤에 형을 붙여 ‘○○형’이라 부르거나 성과 이름 뒤에 형을 붙여 호칭하면 지나치게 사적인 느낌을 주므로 피하도록 한다.(도움말=국립국어연구원 어문실태연구부 전수태 학예연구관)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